2014년 4월 28일 월요일

미야지마 교수의 책 "양반"의 논지를 페친 강창래 님이 간결하게 요약했다.

"오늘 읽은 책은 미야자마 히로시의 <양반>입니다.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문서를 분석한 조선시대 양반의 삶이 보입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문장으로 줄일 수도 있겠군요.
조선이 처절하게 망한 것은 모두가 양반이 되려 했기 때문이다. 모순된 제도를 바꾸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 모순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 했던 결과로군요. 그 내용은 놀랍지만 결론은 그리 낯설지 않군요. 모순이 있다면 저항해야 하고 개혁해야 하는데, 모두가 다 함께 그 모순에 적응해버렸다니! 지금 우리 모습이 아닌가요?"

그렇다. 전혀 낯설지 않다. 잘못된 입시제도를 함께 고칠 생각은 않고, 강남으로 자식을 밀어넣지 못해서 이사가지 못해서 안달이잖은가. 상향적 평등주의라고나 할까. 박권일 씨는 부자들에게 위험하지 않은 평등주의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일반적 의미에서 평등주의는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갖는 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적 평등주의는 "나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이다. (자매품 "내 새끼도 서울대 가야 한다"와 "나도 MBA 따야 한다" 등이 있다.) 즉, 일반적 평등주의는 '사회 전체의 비대칭'을 문제삼고, 한국적 평등주의는 '부자와 나의 비대칭'만 문제삼는다. 전자의 입장에 서면 필연적으로 부자가 가진 것을 일정 부분 빼앗아올 수밖에 없다. 그래야 못 가진 자들에게 분배할 테니까. 그러나 후자의 입장에 서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 부자들의 것을 빼앗는 것은 곧 자신의 숭고한 목적을 훼손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국적 평등주의는 부자가 되기 위해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한 사람을 수탈하는 상황을 야기하고, 부자들에게는 어떤 위험도 초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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