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오늘 확인해 보니 마라톤 하프코스 10번째 참가였던 모양이다. 지난 가을 9번째 참가한 대회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냈고, 쉬거나 걷지 않고 완주하는 등 체력 면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그 이후로 확실히 달리기 체력이 한 단계 향상되었다는 느낌을 갖긴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겨우 1주일 준비를 해서 사실 걱정이 더 앞섰다. 대회 당일 컨디션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고. 아닌게 아니라 출발 이후로 이내 다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이러다 가벼워지는 경우도 없진 않았지만 어제는 뛰면 뛸수록 더 무거워졌다. 하지만... 그 무거운, 아니 계속 무거워지는 다리를 가지고 더 좋은 기록을 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오히려 후반부에 시간을 더 단축했으니까. 물 한 두 모금 마신 것을 제외하면 쉬지도 않고서... 전반적으로 21km가 그렇게 길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고. 한 주일 정도만 더 준비를 했더라면 기록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었을 것 같다. 큰 진전이다. 이렇게 체력은 투자한 만큼 산출하는구나. 어쩌면 딱 투자한 그만큼만... 인생의 다른 부분도 그렇겠지? 거주 주어지는건 거의 없겠지?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한 만큼 돌아오겠지? 공부도, 논문도? 사랑도?
다음 대회가 기대된다. 더 오래 준비할 수는 없고... 이번엔 최소한 한 달 전엔 준비를 시작하리라. 과연 어떤 결과가 산출될지 지켜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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