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그러니까 한국 대학 시절엔 에리히 프롬은 거들떠 볼 생가도 하지 않았다. 사랑에 대해서라면 맑스의 사랑론을 읽던 무렵이니까 프롬은 너무 소프트했다. 물론 지금은 다르다. 페친 홍익희 님이 프롬에 대해서 잘 정리해 놓은 글을 옮겨 놓는다.
유대인을 연구한 유대인, 에릭 프롬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의 하나가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건 행운이다. 하지만 사랑해야만 하는 사람을 사랑하려는 의지는 위대한 것이라 했다.”
유대인에게 학문이란 스승의 이론을 뛰어넘어야 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흡수하는 것으로는 학문을 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에릭 프롬도 이를 위해 유대인 선배들의 이론을 뛰어넘기 위해 그들을 집중 탐구하였다.
에릭 프롬은 오랫동안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삶과 저작을 연구했다. 프롬은 프로이트의 이론이 초기와 후기가 서로 모순됨을 발견했다. 1차 대전 이전에 프로이트는 ‘인간은 욕망과 억압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프로이트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보편적인 삶과 죽음(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본능 가운데서 몸부림친다’고 했다. 프롬은 이 같은 프로이트의 두 이론 사이의 모순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프롬은 프로이트의 이분법적 사고 역시 비판했다. 프롬에 따르면, 프로이트의 양 극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의식에 대한 설명은 제한적이라고 한다. 또한 프로이트를 여성혐오자라면서 비난했다. 그러나 프롬은 이런 오류들에도 프로이트의 성취에 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프롬 사상의 특징은 프로이트 이후의 정신분석 이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한 것이다. 1941년 에릭 프롬은 그의 대표작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출간하였다. 이 책은 정치심리학의 선구적인 저서로 파시즘의 심리학적 기원을 밝혀, 민주주의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밝히고 있다.
프롬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성장이나 자아실현이 방해될 때 일종의 위기 상태에 빠진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에 대한 공격성이나 성적인 사디즘, 마조히즘으로 나타나며 나아가 권위에 대한 복종 곧 자신의 자유를 부정하는 권위주의에 빠지게 된다. 프롬은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아를 실현하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프롬이 두번째로 주목한 유대인은 스피노자였다. 그는 스피노자처럼 「행복은 덕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곧 생산적인 생활과 인간의 행복이나 성장을 바라는 인도주의적 윤리를 신봉할 때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프롬은 신경증이나 권위주의, 사디즘, 마조히즘은 인간성이 개화되지 않을 때 일어나고 이를 인간적인 파탄이라고 했다.
프롬은 또 마르크스를 연구하여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반대자들과 지지자들의 잘못된 지식들을 바로잡기 위해 《에릭 프롬,마르크스를 말하다》를 저술하기도 했다. 프롬은 유대인 전문 연구가였다.
프롬은 1947년 윤리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인 《인간 상실과 인간 회복》, 1956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사랑의 기술》, 1976년에는 《소유냐 존재냐》를 저술하였다.
프롬은 이러한 저술과 분석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야말로 인간을 소외로 몰고 가는 근본적인 틀임을 밝히고 이를 극복하고자 할 때 인간 개인의 내면적 해방과 사회구조의 변혁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출처 위키백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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