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실천 간의 분리 decoupling은 - 고맙게도 - 여전하다. 그네씨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듯이... (아래 이창곤의 한겨레 칼럼 참조). 다만... 생명과학 거버넌스 영역에서도 그럴까? 정치문화가 바뀌지 않는한... 어려울듯.
세상을 바꾸는 게 정치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정치가 좋은 정책을 갖추고 있을 때의 말이다. 좋은 정책 없이 좋은 정치란 없다. 좋은 정책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그것은 선거 등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통해 치열하게 고민되고 갈등하고 상상됨으로써 이뤄진다. 지지 또는 거부라는 유권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주조되고 발전된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정책불신은 정치가 정책을 경시하게 하며, 궁극에는 보수적 세력과 관료집단의 정책적 독점력을 강화하는 토양이 될 것이다. 한 사회의 정책형성이 청와대와 관료집단의 폐쇄회로 안에서 이뤄질 때 나타나는 폐해를 우리는 역사 속에서 수없이 확인했고, 지금도 충분히 목도하고 있다. 배제와 불통, 불신의 정책정치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기대하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책공약 불이행은 그 크기와 파장 면에서 한국 정책사에서 정책공약 불신을 가져온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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