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4일 월요일

개인주의적 지향, 위계적 질서... 이 둘은 상극인 것 같다. 개인주의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보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한계를 잘 설정하기도 한다. 개인으로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만 올인해야 하기도 한다. 남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원칙적인 평등, 원칙적인 기회의 균등이지만, 개인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함께 살 수 있다 (유기적 연대). 전문가의 권위,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권위를 선선히 인정한다. 신뢰를 준다. (제도적 신뢰, 체계신뢰)

하지만 자기중심적 개인주의도 있다. 다름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되려고 한다. 모든 분야에서. 평등지향적이다. 남을 잘 믿지 않으면서 남을 엄청나게 의식한다 (기계적 연대).

한국엔 서양식 개인주의는 문화로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걸 가져야 할까? 사회구조는 분명히 그것을 요구하는데....


"한국적 개인주의"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이런 이야기들이 결과로 나온다.

"서양인의 개인주의가 독립된 자아를 바탕으로 하여 타자와의 동등한 관계를 전제로 한다고 하면, 한국인들은 여전히 경계가 불분명한 자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수많은 관계에 종속되어 있고, 그 관계를 통해 나를 확인하려고 하게 된다."

"한국에서 꽤 오래 살았던 어느 서양인의 한국 사람에 대한 평가를 흥미롭게 읽었다. 그에 의하면 한국인은 개인주의가 발현한 미국인들보다도 더 개인적이다. 그런데 한국인의 개인주의는 한국적 개인주의다. 미국인들의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경계 안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지만, 한국인의 한국적 개인주의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는단다."


"평등에 대한 생각은 서구인과 한국인이 다르다. 구미사회에서 평등은 기회의 평등을 말하지만 한국에서는 개성이나 능력, 노력이나 소질 같은 비기회성의 모든 것까지를 포함하여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려는 평등의식이 지배적이다.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지고 소속된 집단에 의해 조정되고 조화를 이루는 서구식 개인주의와는 달리, 농경사회의 집단적 무책임 성향은 버리지 않은 채 개인의 이익이나 주장만 내세우는 것이 아직껏 숙성 되지 못한 한국적 개인주의다."


이건 좀 더 재미있는 대화다. (출처)

"하: 그러고보니 허교수님 말씀대로 '왜'라는 질문이 없으니까 사회 내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가치도 없는 것 같다. 왜 필요한지를 알아야 그것에 투자를 할 때 가치를 느끼기 마련일테니까

성: 사람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없으면 돈으로 그런 것을 얻으려고 하게 된다. 물건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겠다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모두들 소비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하: 학생들에게 자기 소개서를 써보라고 하면 기가 막힌다. 학교 이름만 바꿔쓰면 내용이 똑같다. '자기다움'이라는 것이 없는 것이다. 오로지 아버지는 누구, 집은 어디 같은 겉으로 드러난 것밖에 없다. 학생들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함: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로운 이유는 오히려 '과잉애착'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엄마가 아들을 절대로 분리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남자들은 정서적으로 성숙하기 어려운 구조고 여자들은 과잉성숙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요즘 한국에서 나타나는 한국적 개인주의의 특징은 집단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이다.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구의 개인주의와는 다른 현상이다.

아까 하교수님께서 '한국인에게 가치가 없다'고 하셨는데 미국에는 개인의 존엄성, 자율과 같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옛날엔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없는 상황이다. 대신 예전에 있었던 것에 대한 반항, 저항의 움직임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완벽주의도 한 요인

하: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집단으로 하면 대충대충이다. 그런데 개인별로 보면 모두 완벽주의에 걸려있다.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모두 다 강박증이다. 이해가 안 가는 현상이다. 개인적으로 보면 완벽증이라는 게 두 가지를 나타낸다. 하나는 항상 완벽하려고 하니까 항상 자기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번도 성취감을 느낄 수가 없고 자기 스스로 만들어내는 상대적 빈곤감이 생겨난다.완벽주의에서 나타나는 또다른 현상은 all or nothing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이렇게밖에 못살아'라는 생각이 들면 죽어버리는 것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자살 현상을 설명하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함:
 외국인들이 이 부분에 관해 재미있는 설명을 했는데, 한국인들은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워한다(shameful)고 하더라. 그런데 사회적 수준에서 누구와 비교하면 엄청난 쇼비니스트(chauvinist: 배타적 애국주의자)란다. 'shame and chauvinism'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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