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선물’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선물이 보답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선물이 아니라 교환의 시작이며, 그것이 거저 주는 것이라면 그 또한 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우리가 거지에게 돈을 줄 때 선물을 준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좀 씁쓸하긴 하지만... 감추고 싶은 속내가 드러나서 민망하긴 하지만... 꽤 그럴듯하지 않은가? 세상에 무조건, 조건 없이 주는 것... 그런 게 있을까? 하다못해 전적으로 헌신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조차... 자기만족, 인정... 같은 것에서 보상을 얻지 않을까?
"남녀간의 사랑이 가족이라는 상징이 부여되는 분업체계로 은폐되고 마는 것이지요.
남편은 밥을 먹었으니 돈을 벌어와야만 합니다.
이제 그는 가장으로서의 노동이 가정경제를 유지하는데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이제 돈을 받았으니 제때에 식사를 차려야만 합니다.
그녀는 아내로서 가사노동이 가정경제를 유지하는 데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혼부부의 사랑을 유지시켰던 선물의 논리가, 마치 음식과 돈이 교환되는 식당에서처럼 이제 뇌물의 논리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여기서 이제 우리는 사랑도 기대 할 수 없고, 선물 또한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채권과 채무의 관계, 즉 뇌물의 관계만이 존재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강신주, 철학 삶을 만나다, 293쪽)
강신주의 이야기는 좀 더 "따뜻하다".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모양인데... 글쎄... 난 그가 표현하는대로 "선물"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음. 내 기준으로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강신주는 전체적으로 매우 쿨한 편이지만, 낭만주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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