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4일 수요일

1. 그놈의 통풍 때문에 오늘도 꼼짝없이 집에 갇혀 있었다. 이번 달 스마트폰 데이터까지 다 써버려서 인터넷 프리인 집에.... 늦게 퇴근한 아내 스마트폰 네트워크를 끌어다 인터넷 속으로 들어왔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세상은 내가 수시로 접속해서 관심을 주지 않아도 너무도 잘 돌아가고 있고, 나와 관련된 긴급한 소식도 없다. 기아는 잘 쫓아갔다가 9회말 끝내기로 졌나보다. 이런 경기를 보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인터넷 프리 라이프를 이제 좀  더 자주 즐겨야겠다. 정말이지 잡다한 정보에 노출되지 않으니 마음, 정신이 훨씬 더 담백하다.

2. 이러저러한 의례적 자리, 모임이 정말 싫다. 각종 기념일, 집들이 같은 행사들... 생일축하 메시지들. 그냥 하루 하루 재미있고 충실하게 살다가 가면 되지 않을까? 그냥 자연스럽게 살면 안될까? 남 눈치 좀 그만보고? 해야되니까 해야하는 일들을 좀 줄이면 안될까?

3. 마광수 교수 신간 소식이다. 신문 기사에 소개된 내용만 봐도 도발적이지만 그래서 시원하기도 하다. 그의 견해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출처: 문화일보)


▲  ‘행복 철학’에 실려 있는 마광수 교수가 직접 그린 삽화. 세상을 거꾸로 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인생에 별 기대를 걸지 마라. 종교를 멀리하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마라. 성(性)을 죄의식 없이 즐겨라.”

이순(耳順)을 넘겼지만 마광수(63·사진) 연세대 교수는 여전히 도발적이다. 최근 에세이집 ‘행복 철학’(책읽는 귀족)을 펴낸 그는 ‘마광수’답게 남다른 행복론을 주창했다. 한마디로 남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것이다.

마 교수는 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한다거나 힐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는 식의 행복론에 반감이 들었다”며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남들 눈에 비쳐지는 ‘쇼윈도 행복’에 집착하면서 산다”며 “인간은 우주 속에서 한알의 먼지보다 작은 존재로, 짧은 인생을 그런 가짜 행복을 위해 아등바등 살 필요가 없다”고 했다.

마 교수가 생각하는 ‘진짜’ 행복은 허무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극단의 자유주의에 닿아 있다. ‘살아보면 인생 별거 없으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유를 누리다 가자’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망이 없도록 인생에 큰 기대를 하지 말고, 놀기 위해 게을러야 하고, 구속을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하지 않아야 한다. 자유를 희생시키는 정치 참여 또한 불행이 된다.

“어린아이처럼 죄의식 없이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절정입니다. 인간의 잠재의식은 본능적인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데, 표면의식은 도덕과 이데올로기 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야(野)하게, 자연의 본성 그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마 교수는 특히 현실의 욕망을 억제하려 하는 종교를 경계했다. 책에는 “삶을 내세에 저당 잡히면 안 된다. 내세는 절대로 없다. 죽으면 썩는다. 오직 살아있을 때의 행복을 위해서만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종교는 특히 섹스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상대방과의 합의된 섹스라면 그것이 1대 1이든, 1대 여러 명이든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엄숙한 사회를 향한 마 교수의 도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일해서 버는 돈은 섹스와 놀이를 위해서만 쓰라”며 “정신적 성취감을 위해 교회에 헌금을 갖다 바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고, 자선을 베풀기 위해 돈을 기부하는 행위 같은 것은 자기우월주의자의 건방진 사디즘”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사실 마 교수는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생각 때문에 사회 곳곳에 적이 많다. 그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옳고 남은 틀리다는 흑백논리를 버려야 합니다. 소설 ‘즐거운 사라’로 홍역을 치른 지 20년이 더 흘렀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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