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8일 수요일

"[‘시골의사’ 박경철의 직격인터뷰] 메가스터디 대표 손주은" 중에서..


Q. 너무 앞서 나간 말씀 같은데, 그럼 손 대표께서는 교육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육은 시험을 잘 치르게 하는 것이죠.

Q. 파격적인 말씀인데요?

(...) 교육근본주의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가치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죠. 하지만 자연주의적 관점피교육자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에요. 많은 사람이 후자에 박수를 치죠. 하지만 전자가 없는 후자는 없어요. 예전에는 서당에서 천자문, 사자소학을 배우고 그 과정에 인지력이 확대되곤 했지만, 지금의 열린 교육은 솔직히 엉망이죠.

Q. 열린 교육보다 시험을 잘 치르게 하는 것이 참교육이라는 말씀인가요?

시험을 잘 치르는 기술이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는 지식을 고스란히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한데 우리는 이것을 너무 값싸게 평가해요.

Q. 그건 사교육 업체의 대표로서의 인식입니까? 아니면 소신입니까?

제가 야구를 좋아하는데요. 한국과 일본이 이번 WBC 결승에서 연봉이 100배나 되는 메이저리거를 이긴 것은 주입식 훈련의 반복에 의해 안정적 수비 포메이션이 나오고 안정적 타격을 하기 때문이었죠. 한국과 일본은 주입식 교육의 대표거든요. 한데 자율야구와 자율교육은 어느 날은 잘되고 어느 날은 엉망이 되죠. 우리의 입시결과주의가 일부 문제는 있지만 그로 인한 반복식 교육은 의미가 커요.

Q. 오히려 그 때문에 열심히 배워도 우리 학생들이 창의력이 없다는 평을 듣지 않습니까?

천만에요. 주입식 교육은 우리 국가 능력의 기초였어요. 한국야구도 이렇게 된 것 아니겠어요. 저는 김성근 감독을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주입식 야구를 반복하고 거기다 정신력을 가미하는 거죠.

Q. 그것이 향후 우리나라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고 평가하지 않나요?

10년 전 소니TV가 있는 집은 부자였죠. 지금 소니TV 있는 집은 돈이 없어 TV를 못 바꾼 집이죠. 10년 만에 삼성이 소니를 이겼는데 70년대 후반 서울대 공대생들이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만든 것 아닌가요?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주입식 교육의 대표선수들이었죠.

Q. 글쎄요. 압축교육이 과거 우리를 앞서간 나라를 따라잡는 데는 유용했겠지만 그런 교육으로 앞서갈 수 있을까요?

우리 교육은 엄청나게 기초가 튼튼했죠. 오히려 그래서 가장 앞설 수 있었어요. 교육이 기본적 토대를 튼튼히 하지 않으면 말만 그럴듯하지 교육이 아니에요. 메가스터디를 두고 시험기계를 양성한다고 비판하는데, 그런 말은 우리 강의 한 번 들어보고 하면 좋겠어요. 우리 강의가 입이 쩍쩍 벌어지게 전달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교육이란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켜 주는 것이고, 그러려면 좋은 선생이 필요하죠.

Q. 아까 말씀하신 주입식 입시교육과 사고 확장은 모순 아닌가요?

입시는 단순 암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천만에요. 그 과정에서 앎의 기쁨과 쾌감을 느끼는 아이들만 성공해요. 수능 문제는 엄청난 사고를 요구해요. 사고력 시험이죠. 언론도 수능 문제 한번 풀어보고 ‘수능식 반복교육’이라는 기사를 써야죠. 비인간적이고 무자비한 교육이 아니에요. 오히려 정치논리로 악용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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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의 학교 교육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금 체제로는 안 돼요. 교사들이 안전한 밥그릇을 유지하려는 관행부터 깨야 해요. 수업시간표가 교실에 붙어 있는 게 말이 되나요? 사교육은 듣고 싶은 과목을 듣고 싶은 선생에게 듣지만 공교육은 싫건 좋건 정해진 선생님이 들락거리죠. 사교육을 지나치게 욕하는 것은 공교육의 면죄부를 얻기 위한 작당이죠.

-> 이건 앞에서 한 얘기와 모순 아닌가? "교육근본주의" -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가치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 - 이 필요하대매? 주입식 교육도 필요하대매? 필요한 것들을 교육자들이 판단해서 순서짜서 가르치는게 왜 문제가 되지? 학생들 듣고 싶은 것만 듣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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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강남 아이들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은 역시 훌륭한 사교육 때문인가요?

천만에요. 강남이 최고 성적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전국에서 석·박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인데 그런 부모를 둔 아이의 공부 유전자가 뛰어나겠죠. 거기에 경제적 뒷받침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한데 강남·서초·송파의 입시 결과가 그만큼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단순 숫자로 보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여건에 비해 오히려 성과가 가장 낮은 곳이 이곳이에요.

Q. 투입된 노력이나 여건에 비해 성과가 나쁘다는 뜻인가요?

소득과 부모의 학벌 수준을 놓고 봤을 때 강남 1%와 지방 1%가 같지 않죠. 나도 강남 1%에 못 들어요. 그런 부모 수준에 사교육비 수준을 생각하면 강남의 입시 결과는 허무하죠. 그 때문에 본질적으로 사교육의 효과가 있느냐는 회의가 들게 돼요. 냉정하게 볼 때 사교육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은 많아야 25%이고, 결국 학생의 의지가 있느냐가 75%죠. 사교육이 입시 격차를 만들었다는 것은 정치논리로 만들어진 허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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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솔직히 이렇게 달려온 인생이 행복하십니까?

나는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는 것은 근거 없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시작과 끝이 자기 의지로 되지 않는데, 행복이란 인간이 너무나 행복하지 않아 만들어 낸 형이상학적 추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죠. 즉 ‘행복을 위해 산다’는 말은 본질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말이에요. 저는 대신 ‘몰입의 평화와 성취감이 나를 존재하게 한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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