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0일 화요일

문화 간 국가간 지역간 비교 연구에서는 대개 구분되는 문화에 동등한 가치를 놓고 비교한다. 동서문화 등등. 문화에 우열을 두기 힘들다는 점에서 한편으론 이해되는 접근이지만... 실제로 한 사회의 "문화적 역량" - 이 표현의 의미도 불분명하지만 - 은 문화의 내용 뿐 아니라, 아닌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느냐 뿐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 다양한 문화를 놓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 등에 오히려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한국 정치에서 흔히 관찰되는 국가주의, 발전주의, 성장지상주의 등의 문화는 다른 나라에서도 대부분 관찰된다. 서양에서는 다만 좀 더 다양한 문화가 등장하고, 즉 어휘가 풍부하고, 창고 속 내용물이 알차고 (문화는 '창고'), 다양한 내용물을 가지고 이리저리 굴리면서 자주적인 결론을 내면서 문화가 축적되는 것이다. 우리는 창고로서의 문화 자체가 빈약한데다 자주적 결론이 아니라 외국의 결론은 가져다 쓰고... 문화적 역량이 축적되기 힘든 것이다. 차이의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문화의 내용이 "문화 정치"의 특징을 이야기 해야 할 것이다. "정치 문화"의 차이가 아니라 "문화 정치"의 차이.

문화 내용의 다양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내용 간의 "제대로 된"(?) - 자주적? - 경쟁, 갈등도 아닌 것이다.

공유하고 있는 지점이 분명하지 않으면, 서로 이 지점은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면, 차이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안을 놓고 싸우다가 나이를 들먹이면... 그건 싸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정치의 문제는 일차적으로 정치문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주의, 민족주의, 경제제일주의 등등. 그런 문화가 가져오는 문제점은 그런 문화에 기초해서 일관된 정책을 내놓는 것도 아니라는데 있다. 예측하기 힘든 것이다. 약속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내 테제는 문화가 아니라, 문화정치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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